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智者樂水 仁者樂山

산악형 국립공원 여덟번째 (지리산) / 100대 명산 11

목요일(8월12일) 저녁 동서울터미널에서 함양 지리산(백무동)행 고속버스(오후12시)를 타고백무동에 새벽4시경에 도착.

3군데 정도 중간 정류소를 거친 다음에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내려가는 동안 빗방울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도착할 즈음부터 빗발이 거세졌다.

백무동에 도착한 사람은 약10명...

아무도 산에 갈 생각을 안하고 꾸물대고 있길래 나 혼자 올라 갔다.

버스 정류소에서300m 정도 올라가다 보니 이정표가 보였다. 비는 조금 왔지만 만만하게 보였다.

현위치가 백무동 야영장...가운데 빛에 반사된 곳이 장터목.

출발한지 30분 정도 지나가다 길을 잘못 들었다.

어둡고. 비는 오고, 계곡 물소리는 우렁차고, 거기다가 천둥 번개에...20여분 헤메고 나니 온 몸에 식은 땀이 나기 시작했다.

미끄러져 영광의 상처도 남았다.

납량 특집 산행이 된 것 같다.

번개인지, 렌턴 불빛인지...정신이 없었다.

천둥번개에 더 이상은 헤메면 안되겠다 싶어 올라왔던 길로 다시 돌아갔다.

이때는 세찬 비바람과 천둥 번개로 인해 산행이 어렵겠다 생각 했다.

그때 50대 부부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산행을 하고 있었다.

기상상태가 안 좋은데, 계속 산행을 할 거라 한다.

나도 망설이다 다시 올라가기로 한다.

50대 부부가 자기들은 천천히 올라갈 생각이니 먼저 가라한다.

해서 나먼저 간다. 하동바위 근처 철제 다리는 섬찟 했다. 낙뢰가 계속 있어서...

참샘 못 미쳐서산행을 하고 있는 세사람을 만났다. 반가웠다.

참샘에 도착하여 김여사가 건네 준 소세지도 먹었다.

아래는 참샘에서 찍은 이정표. 거리상으로는 만만한데...

세사람과 대략 1km 정도 같이 갔는데, 내 Pace에 맞지 않아 혼자 가기로 했다.

비는 왔지만 거의 동이 크고 있어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다시 어두워지고 기상이 악화된다. 같이 가려고 세사람을 기다렸는데, 오지 않는다.

한참을 기다리다 혼자 출발하기로 한다.

A급 등산화가 방수가 잘 되기 때문에 약3Km 정도 걸었어도 물 한방울 들어 오지 않았다.

그런데, 바지와 내 다리를 타고 내린 빗물이 신발에 들어와서 빠져 나가지도 않는 듯 했다.

이런 악조건은 처음이다.

장터목까지 어렵게 올라갔는데, 비에 옷이 젖어 매우 추웠다.

처음에 너무 더워 아예 우위를 벗어 버렸던 것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이쁜 꽃들도 보긴 보았지만 생존이 우선이었다.

처녀입술(?)이란 특이종도 보았는데 카메라에 담지 못해 아쉬웠다.

일단 준비해간 샌드위치를 먹고, 산장 매점에서 뜨거운 캔커피(2000원)을 마셨다.

그래도 햄, 계란 등 영영가는 높게 만든 것 같다.

전날 산장에서 숙박한 사람들은 라면에 따뜻하게 음식을 먹던데...

장터목의 유래는 생략하고...
이제 천왕봉까지 1.7km

조금 오르다 보니 몸이 다시정상으로 되었다.

여유가 생기니 야생화도 하나씩 담아본다.





이것은 색깔이 너무 이뻐서...



이것을 빗물을 머금고 있어서...


통천문...기상이 또 다시...

정상에 바람은 태풍 바람이다. 태어나서 처음이다.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1915m)

아이폰으로 자연의 무서움을 담고 싶었는데, 여력이 없었다.

죽는냐 사느냐가 더 큰 문제였다.


정상에서 약 10m 정도 아래쪽...

정상에서 중산리 방향으로 내려온다.

내려오는 도중 세찬 비바람에 매우 위험했다.

법계사 삼층석탑. 바위 위에 위치해 있다.



여기에도 적멸보궁이 보인다.



등산코스가 끝났는데, 버스 정류장까지는 아직도...


내려오는 길에 담은중산리 계곡. 실제는 엄청난 계곡의 흐름이다.


과거 하룻밤 묵었던 민박집.

버스 정류장에 와서 비빔밥과 소주. 반병 마시고 버스를 탔다.

납량특집 덕분에 생긴 손바닥 상처...


다리에 깊이 패인 바위칼자국...



ㅇ 이번 산행에서 느낀 점

-여름 기상은 믿을 수 없다. (기상청 일기예보는금요일 오전9~12시에 1~5mm 내린다고 했다)

- 설악산 겨울 산행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빗속 여름 산행. ㅎㅎㅎ. 백무동에서 또 당했다.

-짧은 코스(약13Km)임에도 만만치 않았다. 지리산 완주 코스보다 어렵다. (날씨 탓이겠지만...)

- 영산을 찾아 가는데, 출발하기 전에 마음가짐이 틀렸다. 너무 쉽게 생각했다.

(소풍가지 전날처럼 들떠서 출발전 막걸리 3병을 마셨다)

- 자연의 힘은대단하다.

어려운 산행이었지만 잊지 못할 빗속 산행이었다.